현대모비스가 내년 3월 울산 배터리 모듈·팩 공장을 본격 가동한다. 울산 공장 가동으로 현대모비스의 전기차용 배터리 생산 능력은 연간 25만대로 기존보다 두 배 이상 늘어난다. 특히 현대모비스는 울산 공장 배터리 생산 능력을 연간 250만대 수준까지 끌어올릴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의 전기차용 배터리 내재화 경쟁이 격화되면서 현대자동차그룹의 행보도 빨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모비스는 내년 3월 울산 배터리 모듈·팩 생산 공장 가동을 시작한다. 울산 공장은 현대모비스의 첫 번째 배터리 자체 공장으로, 모기업인 현대자동차의 급증하는 전기차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마련됐다.
울산 공장의 연간 생산 능력은 전기차(차량당 60~90㎾h) 15만대에 탑재할 수 있는 분량이다. 우선 배터리 모듈·팩 라인 3기가 신설되고, 기당 연간 5만대 분량의 배터리 모듈·팩을 생산할 예정이다.
HL그린파워 충주 공장의 전기차 배터리 모듈·팩(약 10만대) 생산 능력과 합하면 현대모비스의 연간 생산 능력은 약 25만대로 늘어난다. HL그린파워는 현대모비스와 LG화학이 함께 설립한 합작 공장이다. LG화학에서 배터리 셀을 공급받아 모듈을 만들고, 모듈을 합쳐 배터리 팩을 만든다. 이후 현대모비스 충주 공장에서 배터리관리시스템(BMS) 등 각종 운영 시스템을 장착해 현대차 공장으로 보낸다.
현대모비스 울산 공장은 현대차가 내년에 선보일 전기차 전용 플랫폼(E-GMP) 기반 전기차 수요에 대응한다. 현대차는 내년 상반기에 E-GMP를 적용한 첫 준중형 크로스오버유틸리티차량(CUV) '아이오닉5'를 출시할 예정이다. 아이오닉5는 현대차가 론칭한 전기차 전용 브랜드 아이오닉의 첫 모델이다. 현대차는 전기차 수요에 대응해 배터리 수급을 강화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아이오닉5에 NCM(니켈·코발트·망간) 배터리를 공급할 예정이다. 현대차는 LG화학, 삼성SDI, SK이노베이션을 대상으로 아이오닉6 및 아이오닉7 배터리 공급사 선정을 위한 추가 입찰도 진행하고 있다.
울산 공장은 아이오닉5에 탑재될 배터리 모듈 라인 이외에 생산 능력을 지속 확대할 방침이다. 배터리 모듈·팩 생산 라인 3기를 시작으로 추가 생산 라인 수십 기가 설치될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울산 공장 생산 능력이 연 250만대 수준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현대모비스의 배터리 모듈·팩 자체 생산 일정이 결정되면서 현대자동차그룹이 전기차 배터리 셀 생산까지 내재화하는 시기가 앞당겨질지 주목된다.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은 전기차 가격을 낮추기 위해 핵심 부품인 배터리 셀 내재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현대차는 그동안 배터리 셀을 BMS 등 운영시스템과 함께 공급받았다. 그러나 현재 BMS 생산에도 직접 나서고 있다.
업계에서는 현대차가 전기차 시대에 대응해 주요 부품의 외부 의존도를 점차 줄여 나갈 것으로 내다봤다. 배터리 핵심 부품을 생산할 수 있는 울산 공장 가동을 기점으로 향후 배터리 셀 내재화에도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자동차가 현대모비스를 통해 배터리 모듈·팩 직접 생산에 나서거나 BMS를 제작하는 것은 전기차 시장 선점을 위한 순서”라고 말했다.
김지웅기자 jw0316@etnews.com
November 15, 2020 at 02:00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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