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재계에 따르면 현대그룹과 현대아산은 남북 관계 경색과 관련해 별도의 입장은 내지 않고 있지만 내부적으로는 침통한 분위기인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북한군 총참모부가 연락사무소를 폭파한 다음날(17일) 개성공단 부근에 연대급 규모의 부대를 전개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은 데 대해 우려 섞인 반응을 드러내고 있다. 현대그룹의 한 관계자는 "지난 2004년 개성공단 조성 당시 어렵게 철수시킨 군부대가 다시 개성공단으로 돌아오겠다고 하는 상황"이라며 "다행히 24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대남 군사행동 계획을 보류시켰지만 그래도 안심할 수 있는 단계는 아닌 것 같다"고 했다.
개성공단은 2000년 6·15남북정상회담 이후 8월 현대아산과 북측이 개성공단 개발합의서를 체결하면서 첫 삽을 떴다. 현대아산과 한국토지공사(현 LH)가 2004년 4월 공단부지 조성 공사를 시작으로 분양에 돌입했고, 15개 기업이 입주했다. 입주기업은 점차 늘어나 2006년 11월 기준 개성공단에서 일하는 북한 근로자는 1만명을 넘어섰다. 이듬해 누적 생산액도 1억 달러를 돌파했다. 금강산 관광 역시 순탄하게 진행됐다. 2003년에는 육로 관광을 시작했고, 누적 195만명의 관광객이 금강산을 다녀갔다. 관광지역도 구룡연, 만물상 등 외금강, 삼일포, 해금강, 내금강 지역으로 확대됐다.
하지만 현대아산의 대북 사업은 2008년 암초를 만나게 된다. 금강산 관광객 박왕자 씨가 북한군이 쏜 총에 피살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를 계기로 금강산 관광이 전면 중단됐다. 2010년 3월에는 북한의 천안함 폭침 사건으로 이명박 정부가 대북 제재안인 5.24 조치를 단행하게 된다. 같은 해 발생한 연평도 포격 사건과 북한의 연이은 핵실험 도발로 남북 관계는 점점 더 경색됐고, 개성공단도 결국 2016년 문을 닫게 됐다.
현대아산은 북한에 비교적 우호적인 문재인 정권이 들어서면서 내심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 등 대북사업 재개를 기대했다. 2018년 4월 판문점 선언 이후 현대그룹은 현정은 회장을 위원장으로 하는 남북경협 테스크포스팀을 구성해 사업재개를 준비해왔다. 같은 해 8월 정몽헌 회장 15주기에 북한을 방문한 현정은 회장은 "올해 안에 금강산 관광이 재개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재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2008년 금강산 관광 중단 이후 현대아산의 매출 손실 추정액은 1조5000억원이 넘는다. 그사이 현대아산 직원도 2008년 305명에서 올해 165명으로 절반 가까이 줄었다.
현대아산은 남북경협이 중단되면서 토목과 건설 사업으로 버티고 있는 상황이다. 올해는 2030억 규모의 22개 건설형 공 사 계약을 진행하고 있다. 이 가운데 국가병원체자원은행 신축공사, 천안시 국도대체우회도로 등 주로 정부와 지자체가 발주한 건설사업이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현대아산 관계자는 "사실상 남북경협이 중단된 상황인지라 지금은 전체 매출의 80%가량을 토목·건설 사업이 차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현대아산의 매출액은 1026억원에, 영업손실액은 64억원이다.
June 25, 2020 at 04:00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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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기대 많이 했는데" 남북 경색에 또 고개 숙이는 현대아산 -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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