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천지 또 말바꾸기…법인 조사 3차례나 허탕 - 한겨레
서울시, 강남·용산 이어 동작까지
사무실 주장하는 곳 찾아갔지만
정관·직원명부 등 자료 전혀 없어
신천지쪽 “추후 소명자료 낼 것”
서울시 “주소 미등기 등 고려해
법인 허가 취소여부 결정할 것”
9일 신천지 사단법인 주 사무소로 추정되는 동작구 상도동 사무실을 방문한 서울시 담당공무원들. 서울시 제공
서울시가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신천지) 사단법인을 조사하기 위해 신천지 쪽이 법인 주 사무실이라고 밝힌 곳을 찾아갔지만, 관련 자료를 확보하지 못하고 ‘빈손’으로 돌아갔다. 신천지 쪽은 법인 취소를 추진하는 서울시를 향해 “법인이 취소된다고 해서 신천지가 해체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반발했다.
서울시는 9일 오전 동작구 상도동에 있는 신천지 사무실을 방문해 종합 실태조사를 벌였다. 이곳은 신천지 쪽이 사단법인 ‘새하늘새땅 증거장막성전 예수교선교회’의 주 사무소라고 주장한 장소다. 시는 민법 제37조와 제55조에 따라, 신천지 법인이 재산 목록, 사원 명부, 정관, 이사회 회의록 등 의무로 비치해야 하는 자료를 갖고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조사에 나섰다.
9일 신천지 사단법인 주 사무소로 추정되는 동작구 상도동 사무실 앞에 붙어 있는 폐쇄 경고문. 이정규 기자
그러나 시 담당 공무원들은 의무 비치 자료를 확보하지 못했다. 시 관계자는 “신천지 쪽이 ‘지금 코로나19 사태로 이 사무실이 폐쇄돼 있어 미처 의무 비치 자료를 준비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 추후 시에 소명자료를 제출하겠다’고 해명했다”고 전했다.
문제는 법인 자료 제출과 관련한 신천지의 비협조가 어느 정도 예상됐다는 점이다. 서울시의 설명을 종합하면, 시는 지난달 27일 신천지 사단법인 등기에 주 사무실로 등록된 강남구 논현동 사무실을 방문했지만 사무실은 비어 있었다. 신천지는 서울시에 용산구의 한 사무실을 사용한다고 알렸다. 이에 지난 6일 시가 해당 장소를 찾아가보니 사무실 건물은 신축 중이었다. 법인은 사무소를 이전하면 민법에 따라 3주 안에 옛 소재지에서 이전 등기를 하고 새로운 주소지에서 등기를 해야 하지만 신천지 법인은 이런 절차를 밟지 않고 있는 것이다. 이후 신천지는 다시 말을 바꿔, 동작구 상도동의 사무실을 법인 주 사무실로 쓰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날 서울시가 방문한 사무실이 바로 그곳이다. 신천지의 말 바꾸기에 시가 세번이나 허탕을 친 셈이다. 서울시가 신천지 말만 듣고 우왕좌왕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9일 신천지 사단법인 주 사무소로 추정되는 동작구 상도동 사무실을 방문한 서울시 담당 공무원들. 서울시 제공
<한겨레>가 이날 서울시의 법인 조사에 동행해보니 상도동 신천지 사무실에는 재산목록, 사원명부, 정관, 회의록 등의 자료는 없었지만, 교육자료와 교육생들의 수강신청서 등의 자료는 있었다. 하지만 시는 이런 자료는 확보하지 않았다. 법인 관련 자료가 아니라는 이유에서다. 서울시 관계자는 “오늘은 사단법인과 관련한 사항을 파악하기 위해 조사를 나온 것”이라며 “교육자료 등은 사단법인 명의로 된 것도 아니어서 확보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신천지가 새 주소에서 등기를 하지 않은 점, 의무 비치 자료를 주 사무소에 갖고 있지 않은 점 등을 모두 고려해 법인 허가 취소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신천지 쪽은 이날 보도자료를 내어 “신천지 법인체는 신천지예수교회가 보유한 선교 법인체에 불과하다”며 “법인이 취소된다고 해서 신천지예수교회가 해체되는 것이 아니고 해체될 수도 없다”고 밝혔다. 또한 신천지는 “대한민국에 존재하는 교회들은 대부분 비법인 비영리단체”라며 “‘새하늘새땅’ 법인은 비법인 비영리단체인 신천지가 아니다. 선교 법인체에 불과하다. 서울시는 해당 법인을 취소하면 신천지를 해체하는 것처럼 말하고 있으나 사실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채윤태 이정규 기자
cha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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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3-09 10:38:02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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