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은 28일 정의당이 재점화한 의원정수 확대 문제를 ‘밥그릇 싸움’, ‘염치 없는 일’로 규정하며 절대 불가 방침을 강조했다. 압도적으로 우세한 ‘반대 여론’을 무기로 선거제개편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 공조에 나섰던 여야 4당(한국당 제외)의 균열을 시도하는 한편 당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원을 통해 의원정수 확대 관련 자체 여론조사를 실시하기로 했다.
황교안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최고위원회를 주재하며 “심상정 정의당 대표가 어제 의원정수를 30석 늘리자고 했는데 민주당과 다른 야당들은 이에 동의하는지 국민 앞에 분명히 말해달라”며 “의원 세비 총액만 동결하면 추가적인 국민부담이 전혀 없다고 하지만 국회의원 한 명에게 들어가는 돈은 세비만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정의당이 준연동형비례대표제를 얻어내기 위해 영혼을 팔고 더불어민주당의 2중대가 돼 무리하게 조국 수호에 앞장선 것을 기억하고 있다”며 “불의당으로 불리는 처지에 놓인 정의당이 의원정수를 확대하자고 하는 것은 염치 없는 일”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의원정수 확대에 부정적인 여론을 앞세워 정의당을 압박하는 동시에 여야 4당의 공조 균열을 꾀하는 것이다.
실제로 민주당은 역풍을 의식한 듯, 의원정수 확대와 관련해 이날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았다. 연동형비례대표제 도입을 주장하며 단식했던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 “의원 세비와 보좌관을 줄이고, 관련 예산을 5~10년 동결하는 개혁안을 같이 내놓으면 국민 설득이 가능하겠다”고 말한 정도다.
황 대표는 또 “여의도연구원은 의원정수에 대한 국민 여론조사를 조속히 실시해달라”며 “저희는 여론조사에 드러난 국민의 뜻을 받들겠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어차피 반대 여론이 우세할 테니, 이 결과를 통해 여야 4당을 재차 압박하겠다는 자신감이 깔려 있다.
나경원 원내대표 역시 “심상정 대표의 밥그릇 본색이 드러났다. 결국 속내는 의원 배지 욕심이자 정의당의 의원정수 늘리기 욕심”이라며 “지금도 국회의원이 너무 많으니 줄이라는 게 국민의 목소리”라고 강조했다.
홍준표 전 대표도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4선 국회의원을 지내면서 국회의원은 200명이면 충분하다는 것이 내 일관된 주장이었다”며 “비례대표제는 미국처럼 폐지하고 전원 지역구 의원으로 하자는 것이 내 주장”이라고 밝혔다.
한국당은 지난 3월 민주당과 야 3당의 선거제 패스트트랙 공조가 급물살을 타자 뒤늦게 ‘의원정수는 270석(현행 300석)으로 축소, 비례대표제(47석)는 폐지’하는 것을 당론으로 내놨다. 의원정수 확대를 전제로 연동형비례대표제 도입을 논의했던 여야 4당도 국민 여론을 의식, 현행 의석 수 안에서 지역구(253석→225석)를 줄이고, 비례대표 의석(47석→75석)을 늘리는 방식으로 공직선거법 개정안을 만들어 패스트트랙에 올렸다.
정승임 기자 chon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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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0-28 09:00:00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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