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각국 정부 中 공산당 두려워 홍콩 참상 외면"
한국 대학생들이 23일 서울 도심에서 홍콩 시위 지지 집회를 열고 주한 중국대사관으로 행진해 항의서한을 제출했다. 그동안 대학생들이 학내에 지지 대자보를 붙이거나 레넌 벽’(Lennon wall·홍콩 민주화 시위를 지지하는 내용의 포스트잇을 붙이는 벽)을 설치하는 활동은 있었지만, 거리로 나서 집단행동을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집회 참가자들은 홍콩 시위 중 숨진 이들을 추모하는 의미에서 검은 옷을 입거나 검은 마스크를 착용했다. 홍콩 시위대를 상징하는 헬멧과 고글을 착용한 학생들도 있었다. 손에는 ‘국가 폭력 규탄한다’ ‘시진핑의 진압 지시 규탄한다’ ‘인권침해 중단하라’ 등의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었다.
이들은 "총알은 신념을 뚫지 못한다" "5대 요구 수용하라" "홍콩항쟁 지지한다" 등의 구호를 외쳤다. 지난 8일 홍콩 경찰의 진압을 피하려다 추락사한 것으로 추정되는 ‘홍콩 폴리텍대(Hong Kong Polytechnic University)’ 학생을 추모하는 묵념의 시간을 갖기도 했다.
이 모임 박도형 공동대표는 집회에서 "홍콩에서 일어나는 인권침해가 얼마나 심각한지 우리 대학생들은 알고 있다"며 "일부는 내정간섭이라고 비판하지만 부당하게 죽어가는 사람들을 외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오후 3시 30분쯤부터는 서울 중구 주한 중국대사관을 향해 2km 남짓 행진했다. 행진 도중 명동역 인근에서 "Fight for freedom(자유를 위해 싸우자)" "Stand with Hong Kong(홍콩과 함께하자)" 등의 구호를 외치며, 홍콩 시위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을 호소했다.
중국대사관 인근에 도착해 오후 4시 50분쯤부터 열린 정리 집회에서 모임 공동대표 중 한 명인 조성지씨는 "우리 사회가 더 평화로워질 수 있도록 시끄럽게 자유를 외쳐 달라"며 시민들을 향해 "홍콩 시민들과 함께 목소리를 내달라"고 호소했다.
이른바 ‘레이저 시위’를 따라하는 퍼포먼스도 했다. 앞서 홍콩에서 ‘레이저 포인터’를 산 대학생을 공격용 무기 소지 혐의로 홍콩 행정부가 체포하자, 이에 항의하는 1000여명의 홍콩 시민들이 모여 레이저를 쏘는 ‘레이저 시위’가 있었다.
경찰은 행진 경로에 중국인 관광객이 많은 명동 일대가 포함됨에 따라 돌발 상황 등을 우려해 병력 200여명을 배치했으나 큰 마찰 없이 오후 6시쯤 집회가 마무리됐다.
2019-11-23 09:41:29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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