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교통부(이하 국토부)의 ‘혁신성장과 상생발전을 위한 택시제도 개편방안(이하 개편안)’에 따르지 않고 독자 노선을 걸으려 시도했던 타다가 ‘공적’으로 몰리고 있다"는 게 모빌리티(이동수단) 업계의 반응이다. 정부⋅정치권⋅검찰이 ‘모빌리티 혁신’을 협공하는 형국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서울중앙지검 형사5부는 28일 타다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앱)을 통해 11인승 승합차와 운전기사를 제공, 면허 없이 여객자동차운송사업을 운영하고 자동차대여사업자로서 법률상 허용되지 않는 유상여객운송을 했다는 혐의로 이재웅 쏘카 대표와 박재욱 브이씨엔씨(VCNC) 대표를 불구속기소 했다.
범 정부 차원에서 "합법과 불법 사이에서 줄타기를 하는 타다를 더이상 좌시하지 않겠다"는 메시지를 던진 것으로 풀이된다.
타다 측은 "국민 편익 요구와 새로운 기술의 발전에 따라 세상은 변화하고 있다. 타다는 앞으로 재판을 잘 준비해 나갈 것이며 법원의 새로운 판단을 기대한다"는 짤막한 입장을 내놨다.
브이씨엔씨는 지난 7일 ‘타다 베이직 차량 1만대 증차 계획’을 발표했다가 정부, 택시업계의 반발로 "택시제도 개편 법안이 마무리되는 연말까지 타다 베이직 증차를 중단한다"며 계획을 유보한 바 있다. 국토부가 "사회적 갈등을 재연시킬 것"이라며 "멋대로 사업을 확대하지 말라"고 경고하자 고개를 숙인 것이다.
국토부가 발표한 개편안에 따르면 타다가 택시 면허 없이 사업을 하려면 택시 감차가 동시에 이뤄져야 한다. 현재 1400대 수준인 타다 운행 차량을 유지하려면 개인택시 면허 프리미엄, 차량 구매 비용 등 감차 비용으로만 1000억원 이상 필요하다는 관측이 나오자 1만대 증차 카드를 던지며 국토부에 반기를 들었던 것이다. 타다의 1만대 확대 계획은 타다 같은 차량 호출 서비스의 증차 대수를 매년 900여 대로 제한하려는 정부 방침에 정면으로 맞서는 것으로 비쳐졌다.
‘타다 베이직’ 서비스는 스마트폰 앱으로 카니발 차량을 호출해 택시처럼 이용하는 서비스로, 택시 면허 없이 운영을 해왔던 터라 출범 초기부터 택시업계로부터 "불법 영업"이라는 비난을 받아왔다.
이후 타다는 지난 18일 내달 18일부터 타다 베이직 서비스 기본요금을 현재 4000원에서 4800원으로 인상, 기존 택시업계와의 가격 경쟁을 피하겠다는 뜻을 밝혔지만, 이미 기름을 끼얹은 후라 택시 업계의 분노는 가라앉지 않았다.
지난 23일엔 서울 개인택시 운전자들이 1만명(주최측 주산)이 국회 앞에서 집회를 열고 타다를 금지하는 법안 마련을 국회에 촉구하기도 했다. 급기야 24일엔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박홍근 의원(더불어민주당)이 현행 ‘타다’를 불법으로 규정해 사실상 타다 금지법으로 불리는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업계 일각에선 잇따른 돌출행동으로 타다가 사면초가 형국에 처한 것으로 보기도 한다. 타다가 택시업계와 지나치게 각을 세운 탓에 개편안 통과는 물론, 국토부와 제대로 된 논의도 진행하지 못해 일부 스타트업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는 것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투자 유치 목전에서 법안 통과만 기다리고 있는 스타트업들 입장에선 타다의 돌출행동이 불편했던 것도 사실"이라고 했다.
모빌리티, 원격 의료 등 규제 문제 해결을 위해 꾸준히 목소리를 내왔던 코리아스타트업포럼 역시 이번엔 말을 아꼈다. 최성진 코리아스타트업포럼 대표는 "검찰 기소 내용을 자세히 살펴보지 못했고, 갑자기 들은 소식이라 경황이 없다"며 "현재는 코리아스타트업포럼 차원에서 공식 입장 표명을 하지 않을 계획"이라고 했다.
2019-10-28 10:47:05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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