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의 '조국 사태' 대처 방식에 놀란 것이 한두 번이 아니지만 이번 발표는 할 말을 잊게 한다. 바로 전날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조 장관이 지난 23일 서울 방배동 자택 압수수색 때 현장에 있던 검사와 전화 통화를 한 사실이 밝혀졌다. 검찰 인사권과 수사의 지휘감독권을 가진 법무장관이 자신에 대해 수사하는 검사와 통화하는 것 자체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야당은 "직권남용으로 탄핵 사유"라는 입장이고 총리도 "(통화가)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답변했다. 아마도 많은 국민은 이제는 대통령이 조 장관을 사퇴시키지 않겠느냐고 예상했다.
그래서 27일 청와대가 특별발표를 예고했을 때 조 장관 거취 관련이라고 짐작한 사람이 적지 않았다. 그런데 대통령은 문제가 된 조 장관의 통화에 대해서는 한마디 언급 없이 오히려 검찰에 경고했다. 과거 정권에서도 대통령의 수사 개입 논란이 있었지만 이처럼 개별 수사의 방식을 문제 삼으면서 노골적으로 개입한 것은 전례를 찾기 힘들다.
지금 조 장관과 그 가족은 범법 혐의에 앞서 파렴치한 행태로 국민의 공분을 사고 있다. 딸을 병리학 논문 제1저자로 만들어 대학 입시에 이용한 것에서 시작한 파렴치 행태는 조씨 집을 '상장 위조 공장'으로 볼 수밖에 없게 만들었다. 위장이혼, 사기소송, 증거인멸 등 거짓이 거짓을 낳아 이제는 진실한 것이 단 하나라도 있느냐는 의문까지 제기된다.
불과 얼마 전 검찰총장을 임명하면서 '우리 정부 문제도 수사하라'고 지시했던 문 대통령이 그 지시를 이행하고 있는 검찰을 향해 우리 편 살살 수사하라는 식으로 언급할 수 있나. 문 대통령의 유체 이탈 화법과 이중성은 이미 새로운 사실도 아니지만 어떻게 아무런 부끄러움 없이 이럴 수 있는지 놀라울 뿐이다.
문 대통령은 검찰에 경고하는 동시에 지지자들에게는 검찰에 대한 항의 시위에 나서라는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보인다. 이미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번 주말 10만명 이상이 서초동(대검찰청)으로 향한다고 한다"고 말했다. 여기에 문 대통령까지 가세했다. 과거에도 검찰이 대통령의 자식들까지 수사했지만 이렇게 대통령과 여당이 자신들이 임명한 검찰을 향해 시위로 수사 중단을 압박한 적은 없었다.
문 대통령이 검찰 비난 전면에 나서자 전날 국회에서 조국씨에 대해 '국민들이 공정한 사회에 대해 깊은 회의를 느끼고 있다'고 했던 총리는 이날 갑자기 '검찰이 무리한다'고 입장을 바꿨다. 민주당 내에서 더 이상 조국을 끌고 갈 수 없다고 생각한 사람들도 입을 다물게 될 것이다. 지금 민주당 의원들은 "(조 장관과 검사 통화 사실을 알려준) 범인을 색출해야 한다"고 한다. 외압이 아니라 그 외압을 알린 게 문제라는 것이다. 문 대통령이 조국을 끝까지 안고 가겠다고 한 이상 나라의 분열은 더 심해지고 국정 전체는 블랙홀로 빠져들게 될 것이다. 이것이 국정 농단, 사법 농단이 아니면 무엇인가.
2019-09-27 16:35:28Z
https://news.google.com/__i/rss/rd/articles/CBMiR2h0dHA6Ly9uZXdzLmNob3N1bi5jb20vc2l0ZS9kYXRhL2h0bWxfZGlyLzIwMTkvMDkvMjcvMjAxOTA5MjcwMzEwMS5odG1s0gFJaHR0cDovL20uY2hvc3VuLmNvbS9uZXdzL2FydGljbGUuYW1wLmh0bWw_c25hbWU9bmV3cyZjb250aWQ9MjAxOTA5MjcwMzEwMQ?oc=5
CBMiR2h0dHA6Ly9uZXdzLmNob3N1bi5jb20vc2l0ZS9kYXRhL2h0bWxfZGlyLzIwMTkvMDkvMjcvMjAxOTA5MjcwMzEwMS5odG1s0gFJaHR0cDovL20uY2hvc3VuLmNvbS9uZXdzL2FydGljbGUuYW1wLmh0bWw_c25hbWU9bmV3cyZjb250aWQ9MjAxOTA5MjcwMzEwMQ
Bagikan Berita Ini
0 Response to "[사설] 대통령이 파렴치 장관 수사 방해, 이게 국정 농단 사법 농단 - 뉴스플러스"
Post a Comment